소설

008. 혼자 커서 뭐 하겠어!

고픈아찌 2023. 6. 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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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여기가 신비의 항구 마을인 ‘코넬 항’인가? 듣던 대로 경관이 끝내 주는 걸!”
“허허. 정말  좋군. 다른 해안 마을도 가봤지만, 여기처럼 잔잔한 바다는 처임이야. 파도가 거의 없는 듯해.”
“아내와 아이들도 왔으면 좋았겠어. 다음에 올 때는 꼭 같이 ...”

커다란 마차 십여 대를 이끌고 일련(一連)의 무리가 ‘코넬 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은 영주성에서 발급한 임시 신분증을 경계병에게 보여준 후 빠르게 정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그들은 ‘파다크(선물) 다리’가 완공되고서 처음으로 상단을 꾸려서온 상인들로 일부는 ‘보부상(褓負商)’형태로 온 이들이었다. ‘알펜 남작령’은 그동안 불편한 길을 위험을 무릅쓰면서 와준 그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가장 처음 상단을 꾸려 올 수 있도록 연락을 했고, 그에 큰 이득을 얻을 기회라는 것을 포착한 그들이 지인들과 함께 큰 마차를 빌려 ‘알펜 남작령’에 상행을 온 것이었다.

“여길 오려고 내가 빚까지 졌단 말이지. 그런데 전혀 걱정이 안 돼. 그동안 여기를 올 때마다 조금밖에 못 사가는 것이 얼마나 아쉽던지...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거야!”
“참말이지? 자네만 믿고 나도 빚을 졌단 말이여. 꼭 성공 해얀다고!”
“아. 글씨. 걱정 말래도. 확실하다니까. 내가 가져갔던 것들 알잖아. 부피가 큰 편이라 등짐으론 한계가 많았지만, 이번에 지어진 다리 덕분에 이 큰 마차를 가져올 수 있었잖여. 나만 믿으라고!”

달에 한 번 꼴로 작은 소로(小路)를 통해 등짐을 지고 보부상을 해오던 처음 온 상인에게 침을 튀겨가며 자신 있게 말을 했다. 둘은 막역지우(莫逆之友)로 서로가 어려울 때 돕기를 주저하지 않던 사이였는데, 그동안 도움을 갚을 겸, 친구에게 큰돈을 벌 수 있는 정보를 주고, 거의 반 강제로 끌고 온 상태였다.

보부상의 친구는 보부상의 말을 듣고 상당한 빚을 지고서 마차를 장만한 채 상행을 온 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 어서 오세요! 오늘만 특별하게 해산물 가격을 10% 세일한 가격으로 팝니다. 오직 첫 상행을 와주신 여러분에게만 드리는 혜택입니다!”
“어! 정말이오?”

상인들이 마을에 들어서자, 몇몇 얼굴을 아는 이들에겐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주로 거래가 이루어지던 선착장 창고로 가자, 이전보다 몇 배 많은 해산물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그렇다고 오래된 것 같지 않은 것이 싱싱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코넬 항’의 주민이자 거래를 담당하는 이들이 상인들을 반갑게 맞으며 그들에게 주어진 혜택을 설명했다. 그동안에 노고에 대한 수고와 앞으로도 잘 부탁한 다는 의미에서 몇몇 비싼 품목을 제외 하고는 모두 10% 할인을 해준 것이었다. 

“물론이죠. 안트씨는 원래 가격을 아시죠? 인기가 많아진 만큼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영주님 지시로 특별히 첫 상행을 오신 분들에게만 기존 가격에서 10% 할인을 해드려요!”
“내 사겠소. 물건 좀 보여 주시오!”
“잡은 지 얼마 안 된 것들이 아주 싱싱하답니다. ‘보존 마법’이 걸린 마차를 가져 오신 거죠?”
“물론이지! 무려 D등급이라오. 그거 마련하느라 빚까지 졌다오. 허허. 하지만, 곧 갚을 수 있을 것 같구려!”

다른 물품들과는 달리 해산물이나 도축된 고기 같은 음식 재료들은 며칠 안가 상하고 마는데, 그래서 필요한 것이 ‘보존 마법’이었다. ‘보존 마법’은 보통 상행에 많이 이용 되는데, 마법이 걸린 마차에 해산물이나 고기 등의 재료들을 넣으면 재료가 변질되는 속도를 매우 느리게 지연을 시켜줬다. 
‘보존 마법’의 등급마다 다르지만 가장 낮은 F등급의 경우, 5배 정도 느리게 해줬고, 상인이 가져온 D등급 ‘보존 마법’은 10배가량 상하는 속도를 늦춰줬다. 그래서 보통 2일 정도면 상하는 해산물도 20일에 가깝게 보관할 수 있었다. 

“얼른 사서 팔고 다시 와야겠구려. 하하하. 상당히 먼 거리지만, 이제는 길이 잘 뚫려 있어 하루면 충분할 테니까! 얼른 주시구려!”
“네. 많이 파시고 소문도 잘 내주세요!”
“아무렴!”

마차를 살 때 물건을 살 돈까지 빌렸던 그 상인은 해산물이 상하기 전에 빠르게 가서 팔고 다시 올 생각을 했다. 싱싱한 해산물은 내륙으로 갈수록 그 값이 곱절로 비싸지기에 그의 머릿속에는 어디에 가서 얼마쯤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다.

현제 대륙의 바다는 제국에서 운용하는 항로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몬스터로 가득했다. 그래서 해산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아주 가까운 인근 바다만 가능했고, 그마저도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기에, 해산물의 가격이 매우 비쌌다. 특히 모든 나라의 수도는 다 내륙 쪽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어느 곳이든 해산물을 수도에 가서 판다면 아주 비싼 값에 팔수가 있었다.

‘이 정도면 4일 안에만 팔면 네 배는 이문이 남겠어! 얼른 다녀와야지! 그럼 한 다섯 번 하면 빚은 모두 갚을 수 있겠군.’
“하하하. 좋다. 좋아. 아! 저것도 주시구려!”

상인은 값을 치른 후 마차 한 가득 해산물을 싣고서 빠르게 마을을 벗어났다. ‘보존 마법’이 걸려 있다지만, 상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기에, 최대한 신선함을 유지하기위해 그는 말들에게 애원을 해가면서 마차를 빠르게 몰았다. 

보통 상단을 꾸려서 오면 안전을 위해 같이 행동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그가 오면서 본 길에는 몬스터는커녕 산짐승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알펜 남작령’과 ‘말톤 자작령’이 매우 심혈을 기울이는 길답게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그래서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서 빠르게  움직이기로 한 것이었다.

그는 그날 ‘말톤 성’에 도착할 때까지 하늘을 나는 새를 제외하고는 고라니 한 마리를 본 것이 다였다.



= = =



“쌉니다! 싸요! 귀족들에게 비싼 값에 팔리는. ‘무지개 조개’가 단돈 30실버!, ‘파란 가재’가 단돈 20 실버입니다! 딱 내일까지만 이 가격에 팝니다!”
“허! ‘무지개 조개’가 30실버라고! 어서 주소. 있는 것 다 내가 사겠소!”

창고 바깥 족 바다에 가까운 쪽에 새로 지어진 널따란 창고에서도 한창 호객행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넬 항’에서 가장 비싼 값에 팔리는 ‘무지개 조개’와 ‘파란 가재’를 파는 곳이었다.

“어머! 가능하겠어요? 여기 이렇게 많은 데?”
“허... 이, 이렇게나 많다니... 전에는 겨우 스무 마리 남짓이 다였는데...”

‘무지개 조개’는 껍데기 안쪽이 아름다워 가공을 통해 귀족들의 장식품으로 사용되는 인기 있는 조개로 대륙적으로 서식하는 곳이 몇 군데 없었다. 그래서 꽤나 큰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라 보부상들이 멀리서 험한 길을 뚫고 오게 만드는 물건 중 하나였다. 
장인을 잘 만나 가공만 잘 되면 수 골드에서 수십 골드까지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귀한 재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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