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돌리오 대사제는 ‘라이피 여신’의 힘이 담긴 신물(神物)이라며 조각상을 올려놨는데, 50cm 정도 되는 여체(女體)를 조각한 신상(神像)이었다. 단지, 목 위, 얼굴 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내부에 상당한 신성(神聖)력이 머물고 있습니다. 그 가치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세상의 법에 따라 교단에 돌아가는 즉시, 보답을 하겠습니다.”
교단에서 모시는 여신의 물품이다 보니, 그들에겐 아주 큰 보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감격에 빠진 표정으로 조각상을 바라보는 돌리오 대사제를 보니, 상당한 금액을 보상으로 지불할 것 같았다.
“저희는 이 ‘신검(神劍)’입니다. 안에 ‘샤그리스’님의 심판(審判)의 힘이 아주 강력하게 담겨 있습니다. 저희 또한 교단의 다른 ‘신물(神物)’들과 대비하여 그 보답을 꼭 보내드릴 것을 ‘샤그리스’의 이름 앞에 약속합니다.”
내뱉은 말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키는 ‘샤그리스 교단’이었기에, 그 역시 분명 큰 사례를 할 것으로 보였다.
“하하. 두 교단은 신물(神物)을 얻으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저희 ‘트라에스 백작가’는 이 방패를 얻었습니다. 아직 다 밝히진 못했지만, 가문의 마법사에 의하면 매우 강한 마법(魔法)력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 비밀을 밝힌 후, 필히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에델 소영주가 올린 방패는 크기가 상당히 작았다. 하지만, 매우 유려한 새 문양이 음각(陰刻) 되어 있었고, 소영주가 팔에 방패를 대자 저절로 팔뚝에 딱 달라붙었다.
“일단 밝혀진 것은 이렇게 된 상태에서 마나를 불어 넣으면.. 합”
-촹!
소영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물러난 뒤, 방패에 마나를 불어 넣었다. 그러자 팔뚝을 겨우 가리는 크기의 방패 주위로 반투명한 막이 생겼고 그 크기가 상체를 다 가릴 정도였다.
-스륵.
“제대로 된 테스트는 하지 못했지만, 일반적인 공격엔 충격조차 전해지지 않더군요. 아마도 대단한 보물일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알아 본 후, 자세한 내용을 따로 전달하겠습니다. 자작님.”
“하하하. 우리 왕국의 방패인 ‘트라에스 백작가’와 딱 어울리는 보물입니다. 하하. 정말 축하드리오. 소영주!”
내심 자국 단체에서 발굴에 성공하길 빌었던 자작은 크게 웃으며 에델과 ‘트라에스 백작가’를 축하 했다.
셋은 조금 더 담소를 나눈 후, 피곤한 모습을 한 그들을 위해 내일 있을 연회에 참석을 부탁했다. 셋은 흔쾌히 답을 하고는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허허. 셋 모두가 유물(遺物)을 얻다니, 혹시 다음 발굴단도....”
자작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가지며 창밖을 바라봤다. 멀리 까치 한 마리가 지저귀고 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보였다.
= = =
“아오 씨. 여기도 아니잖아!”
“파이! 똑바로 안 해? 너 길찾기 선수라며?”
세 곳의 발굴단이 도착한 후, 하루 쉰 다음 연회를 즐기고 있을 때, 유적(遺跡)에 다섯 번째로 들어갔던 제니퍼와, 파이, 로드리고는 삼일 째, 미로(迷路)를 헤매고 있는 중이었다.
“헐. 그건 아가씨가 한 말이거든요! 저 길치거든요!”
“워워워. 진정하라고 둘 다..”
한 바탕 말싸움이 벌어지려고 하자, 로드리고가 급히 둘 사이를 가로막으며 막았다.
“야! 너나 똑바로 해! 너 때문이잖아!”
“이 새끼. 너 나가만 뒤질 줄 알아!”
“윽.. 크흑.. 미, 미안..”
둘을 말리려던 로드리고는 양쪽에서 죽일 듯이 노려보는 두 쌍의 눈에 겁을 집어먹고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고개 숙여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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