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닝하러 갈래?_39

고픈아찌 2023. 8. 1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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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이.. 간질거린다.. 윽..얼른 써야겠어.’

혹시 몰라 몸에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 넣고 상처 회복 속도를 크게 증가시키는 ‘라이피의 황금 가면’을 착용한 파이는 가부좌(跏趺坐)를 틀었다.

실제 몸에 존재하지는 신체 부위는 아니지만 몸의 기운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근원’에 진동이 일어나는 것 같은 느낌에 간질거림이 느껴졌고, 정신을 집중해 내부의 기운의 움직임을 관조했다.

‘뜨겁다.. 동시에 차갑다.’

뜨거운 기운과 차가운 기운이 서로 부딪치고 맞물리길 반복했고, 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났다가, 다시 서리가 끼는 기이한 현상에 로세이아가 걱정을 했지만, 파이의 얼굴이 고통스러운 표정이 아닌 뭔가 시원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고, 점점 얼굴 표정이 편안해 지는 것을 보고 맘을 놓았다.

-번쩍!

그렇게 약 두 시간을 냉열(冷熱) 상태를 반복하던 파이가 눈을 떴고, 그의 눈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어! 파이! 깨어났어요?”

파이가 깨어날 때 까지 기다릴 생각으로 근처에 있던 로세이아가 먹을거리를 잡아온 사이에 그가 있던 곳에서 빛이 번쩍이자 빠르게 다가왔다.

가면을 벗은 파이는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로세이아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맞아줬다.

“하하하. 좋다. 좋아! 정말 좋다. 로세이아! 하하하!”

매우 홀가분한 표정의 파이의 마치 고백하는 것 같은 말투에 로세이아가 거의 다 와서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런 모습이 매우 귀여워 파이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진 채, 수정 동굴을 울리고 있었다.




= = =



- 파이가 섬 북쪽으로 떠난 직후,



“흠.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요? 그냥 침 몇 방울만 떨어뜨리면 되는 것을... 뭔가 생각이 있으신 것 같아서 껴들진 않았습니다만.”
“흘흘흘. 고것들 꽤 잘 어울리지 않나?”
“그렇기야 합니다만.. 로세이아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예끼! 그걸 모르는 애가 아닐세. 그럼에도 이미 스스로의 맘을 인정한 상태야. 그런데 바보같이 지켜보기만 하니 이 할미가 나설 수밖에. 흘흘흘”

파이와 로세이아가 쥬이시가 말한 방법 대로 ‘리토르 진주’를 해독하기 위해 북쪽으로 떠난 뒤, 남은 쥬이시와 바르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쥬이시는 독을 해독하기 위해선 ‘머메이드’의 침이 필요하고 해독이 된 상태에서 공기 중에 노출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꼭! 입에서 입으로 옮기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말한 것 중 사실은 침과 공기 중 노출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었는데, 굳이 입에서 입으로 옮기지 않아도 되었고, 물에 담근 다음 ‘머메이드’의 침 몇 방울만 떨어뜨리고 하루 정도 보관하면 해독이 가능했다.

그러나 둘 사이의 진전이 보이질 않자, 그녀가 약간의 술수를 부렸고, 성인이 된지 얼마 안 된 ‘로세이아’도 그 해독 방법을 들어보지 못했기에 그녀의 말을 찰떡같이 믿고서 파이와 함께 북쪽으로 간 것이었다.


“크흠.. 뭐 일단 비밀로 하도록 하죠. 그런데 그거 하나로 고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만..”
“흐흐흐. 그러니 더 좋지 않은가.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훨씬 쉬운 법이라네. 흘흘흘”

쥬이시는 창고로 가서 ‘리트르 진주’가 들어 있는 바구니를 가져 왔는데, 그 안에 100개는 됨직한 ‘리토르 진주’가 들어 있었다.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은 맞지만, 쥬이시를 비롯한 몇몇 지도자급 ‘머메이드’들은 이미 양식에 성공을 했고, 많은 수는 아니어도 일 년에 두세 개씩은 꾸준히 채취하고 있었다.


“흠... 몇 개 쯤 써야 합방을 하려나... 이 번엔 어떤 말로 꼬시지? 흘흘흘”
“... 으음..”

바르크는 쥬이시의 엉뚱한 행동에 그저 침음성만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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