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궁속으로_ 0006

고픈아찌 2023. 9. 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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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세요 아버지. 그렇지만 너무 궁금해서 꼭 가봐야겠어요!’

 

속으로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지만, 겉으로는 뚝심있는 얼굴을 하며 자신의 뜻을 내세우는 하멜. 결국 알론 남작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휴.. 알았다. 그럼 호위라도 데려가거라.”

“아버지! 안 그래도 적은 병력밖에 없는 영지에 호위라니요! 전 괜찮아요. 그래서 글렘경에게 그 혹독한 훈련을 받아 왔잖아요. 그리고 아버지도 보셨잖아요. 글렘경이 내준 시험에 합격한 모습을요!”

 

하멜이 영지를 떠나기로 결심한지는 이미 3년 전 이었다.

 

얼마 전 18번째 생일을 맞은 하멜은 15살 때 생일 선물로 받은 물건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 후 몇 달 뒤부터 기사 훈련에 매진하고 병사들과 가까이 하며 이런저런 기술들을 배워왔다. 의무감에 행하던 훈련이 열의로 가득차자 드러나지 않던 그의 재능이 발화했다.

 

 

처음 선임 기사에게 훈련을 받았으나 이내 영지 수석기사인 글렘 경이 직접 시간을 내어 하멜을 가르치게 되었다.

 

에단가의 가신가문 출신인 글렘은 황도 기사아카데미를 상위 성적으로 졸업한 인재로 현재 익스퍼트 상급에 이르는 실력자였다.

 

그는 공, 후작가는 몰라도 백작가의 기사단장자리를 당장 차지할 수 있는 실력자였다.

 

단지 자라온 영지를 사랑하고 믿고 후원해준 에단 남작가의 은혜에 제국 한쪽 구석에 있는 수석기사 자리로 만족하는 것 뿐이었다.

 

 

글렘경의 훈련을 받자 하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고 이에 흥이 오른 글렘은 더욱 전심을 쏟기 시작했다. 차기 황도 기사아카데미 후배를 기대하면서...

 

“그건... 그래. 그럼 수행원이라도 한 명 데려가거라. 연락할 사람은 필요하지 않으냐. 너희 어머니들은 걱정되지 않느냐. 매일매일 울며 네가 무사하기만을 기도할 그녀들을!”

“그... 그건...으으 후우....”

 

약점인 세 부인들을 들먹이며 설득하는 알론을 바라보며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 하멜은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 의견 만은 철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느낀 하멜은 한숨을 내쉬며 받아들이겠다고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알겠어요. 아버지. 그럼 꼭 지원자만 붙여주세요! 억지로는 절대 안돼요. 나중에 알게 되면 바로 돌려 보낼거에요!”

“알았다. 그럼 가서 준비 잘 하고 있거라. 어머니들과 시간도 많이 보내고.”

“예. 아버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띈 알론을 바라보며 하멜은 이겼는데도 뭔가 진 기분으로 서재를 나섰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아리송한 표정으로 복도를 지나 자신의 방으로 온 하멜은 애써 이상한 기분을 떨쳐내고 삼일 뒤의 계획을 생각했다.

 

 

 

 

-삼일 뒤

 

 

 

“하멜. 몸조심 하고, 밥 잘 챙겨 먹고, 연락은 꼬박꼬박 해야 한다. 알았지?”

“예. 어머니. 걱정 마세요. 도시에 들릴 때마다 편지 할게요. 저 튼튼한 거 아시잖아요~”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하멜.”

 

떠나기로 한 당일 한 시간 째 이어지는 줄리아와 케이트의 걱정 어린 잔소리에 이미 출발하기로 한 시간을 넘긴 하멜은 어서 가고 싶은 마음에 한쪽 발을 뒤로 뺀 채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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