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011. 난 그저 평범한 게 좋다고!_13

고픈아찌 2023. 7. 2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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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네. 친구! 몸이 날아갈 것 같아. 마치 5년은 젊어진 느낌이야. 하하하.”

파이가 준 약을 먹고 하루 종일 잠을 잔 그는 다음날  점심때가 되어서야 깨어났고, 파이를 찾아와 감사 인사 겸 점심을 사겠다고 하면서 그를 데리고 식당으로 갔다. 

그는 전날 보다 안색이 훨씬 환하게 바뀌었고, 몸에 활기가 돌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느끼기에 몸 상태가 중독 전 보다 더 좋아진 것을 느끼고서 파이가 준 약이 보통약이 아님 깨달았다.

“그 정도면 요 아줌마가 신세 진거랑 퉁 칠만 하죠?”
“그럼 그럼! 있다면 많은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약이야!”
“에.. 나도 비상으로 가지고 다니는 거라... 아무튼 다 나았으니 다행이오.”

파이가 준 약은 약초 자체도 독성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었지만, 그가 물 대신 섞은 ‘정화의 성수’ 진액을 조금 첨가한 터라, 그의 몸에 쌓인 노폐물이 제거 되면서 오히려 중독 전 보다 건강해진 것이었다.

“자자, 점심들 먹자고. 하하.”
“고맙소. 형씨! 이 곳에 오면 가끔 보자고!”
“다음엔 내가 사겠소!”

베레를 비롯한 ‘골든 그리핀’ 단원들이 감사 인사를 하며 서로 다음 번 밥은 자기가 사겠다며 나섰고, 파이는 웃으며 알겠다고 답을 했다. 그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는 각자의 길로 떠났다.

“이제 우린 의외 완료 보고를 하러 떠나야겠군. 저 친구는 여기 남는 거지?”
“헤헤. 목숨을 구해줘서 고마웠어요! 다음에 보면 내가 아주 끝내주는 요리를 대접할 테니, 이 근처에 오면 보자고요!”
“그래. 요리를 잘 한다고 들었었는데, 기대 하지. 그럼 자신의 몸을 귀하게 여기면서 다니시오. 그럼 나중에 봅시다! 가자.”

에밀리아는 오랜 만에 만난 동료인 파이의 곁에 남기로 했고, ‘골든 그리핀’ 용병단은 의뢰를 완수 했으니, 그에 대한 보고와 보상을 받으러 다시 떠났다. 떠나면서 앞으로 ‘울프 산맥’ 의뢰는 알펜 남작령에서 할 테니 그 때 다시보자고 하고는 떠나갔다. 

“백치(白痴), 넌 어쩔 꺼냐?”
“헤헤. 오랜 만에 봤는데, 여기서 조금 놀다 가지 뭐. 여기도 ‘울프 산맥’이 있다면서?”
“어어. 북쪽에 가면 있지. 또 혼자 가서 버섯 먹고 죽으려고?”
“엑! 안 그러거든! 그 때도 다 안전 확인하고 먹은 거야! 그래도 덕분에 한 가지 레시피가 떠올랐어! 조금만 조절 하면 불면증에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먹고 푹 자고 일어나니까 피부도 좋아지고 활기도 띠는 것이 ‘독버섯’이라기보다는 ‘약용 버섯’인 것 같아!”

에밀리아는 자신이 먹었던 버섯을 ‘마법 배낭’에서 꺼내어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그녀 말대로 검갈색의 버섯은 독버섯처럼 보이진 않았고, 구워먹으면 굉장히 맛있게 생긴 모양이었다.

“그래? 너가 그렇다면 맞겠지. 참! 우리 영지 아가씨가 그렇게 잠을 안 자던데, 같이 가서 요리 좀 해주라.”
“너의 생명을 구해 줬었다던?”
“어어. 참! 그리고 ‘크라켄’ 고기도 조금 남았으니까 그거로도 요리 좀 해줘. 오랜 만에 네 솜씨 좀 보자!”

파이는 그녀를 제니퍼에게 소개도 하고, ‘몬스터 요리’에 관해선 장인급의 실력을 지닌 그녀  이었기에 조금 밖에 남지 않은 ‘크라켄’ 요리를 부탁했다.

에밀리아는 ‘몬스터 요리’를 취미이자 목적으로 사는 이였는데, 그녀가 용병이 된 것도 ‘몬스터’를 잡아서 요리를 하기 위함이었다. 적성도 맞고 재능도 뛰어난 덕분에 실력이 빠르게 상승해 27살에 익스퍼트에 올라선 그녀였다. 올해로 31살이 되는 그녀는 전 보다 더 강해진 것이 느껴졌다.

“뭐어! ‘크라켄’ 고기가 있어? 어디? 어디 있어?”
“또또또! 눈 돌아가네! 거의 다 먹고 조금 밖에 없어.”
“얼른 가자! 누가 먹기 전에! 내가 맛있는 ‘불타는 크라켄 꼬치’를 만들어 주지! 히힛!”
 
‘크라켄 고기’라는 말에 약간 멍해 보이던 눈동자가 갑자기 선명해졌다. 그리고는 흥분된 기색으로 파이를 재촉했다. ‘크라켄’은 용병단에 속해 있을 때 두어 번 밖에 못 잡았지만, 그 맛과 식감이 그녀의 요리에 대한 혼을 불사르게 만들었고, 한 달이 넘도록 대식가인 용병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재료였다. 

에밀리아의 눈이 불타오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열을 올리며 파이의 손을 잡고는 앞장서서 영주 저택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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