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012. 태닝하러 갈래?_9

고픈아찌 2023. 7. 2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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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좋군. 좋아! 하하하. 이게 정말 큰 선물이야! 하하하”

그 역시 인간 세상에 나간 적이 이었고,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맥주의 맛을 아는 드와프였다. 가끔씩 미지근한 맥주로 목을 축일 때마다 수십 년 전 옛날을 떠올리며 아쉬워할 때가 많았다.
파이가 가져온 선물은 그런 그와 드와프들에게 큰 선물을 준 것이었다.

“이건. 여길 누르고. 다 쓰면 색이 변하는데, 그땐 다시 물에 넣으시면 돼요. 그 물은 버리지 마시고.. 음.. 아! 불에 달군 쇠를 식힐 때 쓰시면 되겠네요!”
“오오. 고맙네. 내 아주 요긴하게 쓰지. 하하하! 그럼 이것들로 다른 통들도 차갑게 하세.”
“네.”

족장과 파이는 열심히 맥주를 시원하게 만들었고, 조금 뒤 하나 둘, 모여드는 드와프들은 맥주가 들은 오크 통에 살얼음이 끼고 차가운 기운을 풍기는 것에 놀라 가까이 와서 구경을 했다.

“앗 차거! 오! 차, 차가워!”
“이야! 이게 그럼 그 ‘얼음 맥주’라는 거야?”
“페리자식이 그렇게 자랑을 했었는데.. 드디어 나도!”

드와프들은 신이 나서 자신이 가져온 음식을 회관 안에서 가져온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맥주 통을 구경했다.

“자자, 몇 명 와서 도와!”
“첫잔은 나다! 오오오! 차가워!! 꿀꺽.꿀꺽. 크아아아!!”
“오오오! 크아아아!”

드와프 몇이 나와 맥주를 따는 것을 도와주며 먼저 시식을 하고선 행복한 트림을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다른 드와프들이 발을 동둥 굴렀다.

-쨍! 쨍!

“잘 마실게 인간!”
“파이라고 했나! 고맙네 하하하.”

모두들 나무잔 가득 차가운 맥주를 따르고 잔을 부딪치며 파이에게 감사인사를 했고, 파이도 드와프들이 준 음식과 맥주를 즐기며 같이 잔을 부딪쳤다. 

파이의 방문으로 생긴 잔치 덕분에 모드들 흥겨운 분위기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겁게 보냈고, 맥주를 사랑하는 종족답게, 수십 개의 오크 통 중 남은 것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 = =


“... 배를?”
“족장이 설계도 가지고 있죠?”
“흠.. 선대 족장님이 남겨준 게 있긴 하지. 그걸 그대로 만들어도 인간은 쓰지 못해. 알지?”
“알지요. 참고만 할 거요. 그러니 필사하게 좀 보여 주쇼.”
“알았으니, 조금만 기다려.”

다음날 맥주를 들이 붇다시피 한 드와프들은 아주 멀쩡한 모습으로 자기 할일을 했고, 족장을 찾아가는 파이를 보는 이마다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리곤 족장의 페리노조와 다시 찾아가 용건을 말하자, 족장이 의아한 얼굴을 하면서 설계도를 가져왔다.

“음.. 전 모르겠네요.”
“뭐, 인간들은 모르겠지. 우리식으로 그려놨으니.”

딱히 언어가 쓰인 것은 아니지만, 설계도는 매우 대충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드와프들은 그것을 보고는 그 실물이 구상이 되는 것 같았다. 정확한 치수가 필요한 인간과 순수한 감만으로 그 측정치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드와프의 차이였다.

“대충 알겠네. 일단 이건 우리 드와프에게 어울리는 배고, 인간들 것은 따로 만들어야지.”
“흠.. 배를 만든 다라.. 내 오랜 꿈이 물을 정복하는 건데...”
“왜? 끌리슈? 같이 할라우?”

배를 만든다는 말에 족장이 매우 흥미가 동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페리노조가 살짝 밑밥을 더졌다.

“음... 그래도 마을은...”
“에이.. 허구언날 물건만 만들고 녹이고를 반복하면서 마을을 챙기긴 하는 거요?”
“윽..”

나름 위치가 있는 그였기에 마을이 걱정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자신이 이곳에서 한 일이라곤 그저 소리치는 일과 물건을 만들고 녹이는 것을 반복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도 여기 영지는 믿을 만 하니까...’

인간들에게 데였던 적도 있는 그라 처음엔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그동안 페리노조의 이야기도 듣고 그들이 하는 양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가다 보니, 여기 영지의 인간 영주와 앞에 있는 파이는 믿을 만 하다고 느껴졌다.

“아님. 말고. 히힛. 난 가서 파도를 가르고 바다를 정복할 거요! 족장은 땅구석에서 쇳물이랑 노시구랴. 크크크”
“으으음...”

페리노조의 이죽거림에도 화를 내기는커녕 계속 고민에 빠진 얼굴을 한 족장을 본 파이는 속으로 외쳤다.



‘대물이 낚였다!’

족장은 그 위치도 위치지만, 마을 내에서 가장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드와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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