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닝하러 갈래?_46

고픈아찌 2023. 8. 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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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깍
-구구. 구.

밖에서 놀던 까치와 두바가 날아와 양 어깨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밖으로 빠져 나가면서도 계속 고심을 했는데,

“거참... 무슨 꿍꿍인지... 뭐, 2왕자면 평판이 나쁜 편도 아니고 결혼상대로야 엄청 좋지만...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은 해야지.”

평생을 제니퍼에게 바치려던 파이였기에 제니퍼의 결혼 상대자 또한 매우 주의깊게 관찰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귀족이 의례 그렇듯이 겉과 속이 아주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끄응... 도둑 길드나, 정보 길드에 가도 왕자의 신상은 안 알려줄 텐데...”


뭔가 힘을 쓰고 파괴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파이에게 약한 부분이 바로 지금처럼 ‘정보’에 있었다.

제법 많은 세상을 겪어왔지만, 인간관계가 썩 좋지 않은 탓에 중요하거나 은밀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게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가 못하면 다른 이가 하면 되는 일이었고 그에 관해 전문가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하아.. 이럴 땐 ‘좀도둑’ 녀석이 있으면 좋은데.. 에잉.”

옛 친구를 떠올리며 아쉬워하고 있을 때,


“여! 괴물, 나 불렀나?”

그의 감각 안을 뚫고 들어온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흠칫!

“음마 깜짝이야! 이 좀도둑 쉑! 내가 기척내고 다... 어.. 어? 어어!!”
“음홧홧홧. 형님이 그렇게 놀랍도록 반갑나보군.”

그는 조금 전까지 파이가 그렇게 아쉬워하던 정보 획득의 전문가 일명 ‘좀도둑’이라 불리던 ‘화이트 크로우’의 동료 소렌 이었다.


“으왓! 이쉑!”

-와락.

파이는 놀랍기도 하고, 너무나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모습을 드러낸 옛 동료를 보곤 격하게 끓어 안았다.

“으윽.. 나, 남정네 품은 즐기지 않네만... 으으. 아프다네. 으윽. 그만 놔주게. 으... 뼈.. 뼈가..”


-우드드득.

너무 격한 나머지, 힘 조절에 실패해 소렌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풀어줬고,


-털썩.

“끄으으..”

소렌은 바닥에서 허리를 뒤로 꺾으며 파이의 반가움에 격한 몸부림으로 답을 했다.

“아! 쏘리. 너무 반가워서. 그만.”
“끄으응.. 허허허. 히, 힘은 그대로군. 쿨럭.”
“어? 야, 입에서 피나는..”
“하하. 괜찮네. 이정도야 늘상 있는 일이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일어난 소렌은 또 다른 별명인 ‘애늙은이’ 다운 ‘허허’ 웃음을 지으며 파이와 함께 번화가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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