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윽!.. 어!. .. 어헉..!”
“... 무, 무시무시하군..”
사람이 가능한가 싶은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자, 다들 다시금 입을 벌리고 다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가 달리 괴물이라 부르는 게 아니라니까요... 근데 더 무서운 게 뭔지 아세요?”
그런 살라드의 모습을 보며 로드리고가 말했다.
“더 무서운 것?”
“네. 저 녀석 저게 최대 힘이 아니라는 거죠.”
“아...! 그렇군...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았다고 했지... 하긴, 쌍뿔 오우거를 혼자서 잡았다고 하더니...”
살라드는 로드리고의 말에 고갤 끄덕이며 이전에 파이가 흘려 말한 것들을 생각했다. 그 땐 잘 인지하지 못했지만, 무려 뿔이 두 개나 난 오우거를 혼자 잡고, 100미터가 넘는 ‘씨 서펜트’도 잡았다는 이야기와 그 외에도 십여 가지의 재앙급 괴물 들고 싸웠다는 이야기가 허구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분화구의 동쪽 면이 완전히 까여 내려가고, 용암이 그 길을 따라 바다로 유입되며 수위가 매우 낮아졌다. 그리고 목적했던 안개 역시 동쪽으로 퍼지며 영지가 있는 서쪽 하늘은 맑은 하늘이 되었다.
될까 싶었지만, 결국 파이 혼자만의 힘으로 ‘미스트 마을’을 수백 년 동안 괴롭혔던 안개를 해결했고, 이제 ‘항’이란 명칭을 다시 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후아.. 힘들다.. 자, 가시죠!”
두 시간 만에 다시 나타난 파이는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옷이 불타 검은 문신으로 뒤덮여 제 색을 찾아볼 수 없는 상체를 내보인 채 돌아오며 말했다.
= = =
-다각. 다각.
말 4마리가 이끄는 고급스런 마차가 포장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잘 닦인 관도를 따라 부드럽게 달리고, 그 앞뒤로 중무장한 기사 수십 명이 호위를 하고 있었다.
마차의 양 쪽 문엔 ‘라엘 왕국’의 왕가 문양인 ‘황금 독수리’가 새겨져 있었고, 그 안엔 왕국의 2왕자인 베르너 다룬 2왕자가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창밖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야.. 여기 정말 시골 영지가 맞는지 모르겠군요.”
“으음.. 원래는 고립된 조그맣고 힘들게 살아가던 영지인데, 최근 다리를 건설하게 되면서 인구는 물론 물류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영지 생활이 나아졌다고 하던데, 관도도 잘 정비한 것 같습니다.”
2왕자는 현재 말톤 자작령에서 알펜 남작령으로 넘어가는 관도를 지나는 중이었는데, 최근 보고 받았던 것보다, 주변 관리가 더욱 잘 된 것에 놀란 상태였다.
거리가 상당하다곤 하지만, 겨우 일주일 전 보고에 따르면 관도가 정비중이라 했는데, 지금은 정비가 완전히 끝난 모습이었다.
“후우.. 그나저나, 그냥 오시라 하시지. 고생스럽게 직접 행차를 하십니까. 왕자님.”
“후후. 어쩌면 제가 살고 다스릴지도 모르는 영지니까요.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기도 하고 말이죠.”
“으흠...”
2왕자의 숙부이자 백작인 모드멘트와 함께 마차를 타고 가는 중이었는데, 백작은 2왕자가 직접 움직이는 것이 영 맘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비록 왕이 될 수는 없지만, 나라에서 가장 귀한 혈통 중 하나가 고작 궁벽한 영지의 남작 나부랭이 딸을 만나러 직접 움직인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히히힝. 다각다각.
“전하. 멀리 다리가 보입니다.”
그러던 중 호위 기사가 마차 근처로 다가와 멀리 높이 솟은 교각을 보고서 2왕자 베르너에게 알렸다.
“오! 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선물(파다라크)’이란 이름이 붙은 다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말이죠. 그 이름 그대로 알펜 영지에겐 선물로 다가간 것 같은데 모습은 어떨지...”
“그저 마차가 이동할 수 있는 정도의 다리 일겁니다. 전하. 너무 기대하진 마시는 게...”
“그럴 리가요? 겨우 약한 강화 마법만 새겨진 다리가 35m가 넘고, 폭이 20m가 넘는 다는 걸요! 제가 왕궁에 있는 건축가에게 물으니, 필시 인간이 아닌 드와프의 힘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하더라고요. 수십여 가지의 마법이 들어가지 않은 이상 인간은 불가능하다고 단정까지 짓던걸요. 숙부.”
“...!”
백작은 보고서가 허황된 이야기가 많아 제대로 보지 않았기에 정확한 정보를 몰랐지만, 호기심도 많고, 앞으로 자신의 땅이 될지도 모를 영지이기에 보고서를 꼼꼼하게 확인했던 것이었다.
“어.. 그건..”
“엇! 숙부, 저기 보입니다. 와! 판디르경 다리 앞에서 마차를 잠시 세워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왕자님.”
백작이 뭔가 말하려고 할 때, 왕자가 창밖으로 고갤 내밀고 멀리 높게 솟은 교각을 보면서 탄성을 내질렀고, 그의 호위기사의 단장인 판디르에게 마차를 세워달라고 요청을 했다.
-후르르. 다각. 다각.
왕자의 요청대로 곧 마차가 세워지고, 왕자와 백작이 문을 열고 내린 후,
“..아! 와아아..”
“..허...”
그 들의 눈앞에 자리한 웅장하면서도 유려한 다리를 보며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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