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우우우]
-보글보글... 보글글.
빛이 사라진 심해의 어느 한 곳에 거대한 눈을 가진 괴물이 바닥을 스치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괴물이 움직일 때마다 주변의 해류가 요동쳤고, 몇몇 수생 생물들이 해류에 휩쓸리며 중심을 잃어버리는 모습이 보였다.
-쿠르르르 쿠르르
멀리 바다 속에서 생성된 거대한 두개의 소용돌이가 보였다.
괴물도 매우 큰 크기를 가졌지만, 소용돌이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했다. 괴물은 앞으로 나아가다가 소용돌이를 만나고는 주춤거렸다.
[끄우끄우.]
-스르르 스르르르
괴물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소용돌이를 피해서 전진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렇지만, 거대한 바위산 사이에 난 길을 막고 있는 소용돌이를 피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스르륵.
괴물은 긴 다리들을 바닥에 붙였다가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힘껏 바닷물을 밀어내며 몸을 움직였다.
허나, 괴물은 소용돌이의 힘을 얕보고 있었다.
[끄우우?.. 끄우,.]
-쿠르르 쿠르르 콰
소용돌이가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힘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괴물은 여러 개의 긴 다리들을 폈다 모으며 바닷물을 밀어내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아주 잠깐 몇 미터 밀려났다가 수십 미터를 빨려 들어가길 반복했다.
-쿠르르 쿠르
[끄우우! 끄우우!]
괴물은 당황한 음성을 바닷속에 내뱉고선 주변 바위를 긴 다이로 부여잡았지만, 이미 소용돌이와 너무 가까워졌다.
-파가각
괴물이 붙잡았던 바위가 부서져 나가며 결국 소용돌이에 거대한 몸체가 빨려 들어갔고, 결국 기절하며 정신을 잃어 버렸다.
= = =
“... 그래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쁜 녀석들 오면 혼 좀 내주고!”
“안녕히 계세요. ‘꺼북이’님”
[쿠오오]
한참을 ‘터틀 드래곤’인 꺼북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파이는 작별인사를 한 후 로세이아와 함께 배로 올라왔다.
“후아~ 역시 공기는 직접 마셔야 제 맛이지. 고마웠어. 로세이아.”
“아니에요. 저도 ‘꺼북이’님을 바로 옆에서 보고 만져보기까지 해서 너무 좋았어요!”
“하핫. 다음에도 같이 오자고.”
수면 위로 올라온 파이는 맑은 공기를 양껏 들이마셨다가 내밭았다. 그리곤 ‘수중 호흡’ 마법을 써서 도와준 로세이아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로세이아 역시 무시무시한 ‘터틀 드래곤’을 직접 만져보고 바로 옆에서 지켜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했다. 마을에 가면 자랑할 거리가 하나 더 생긴 그녀는 얼른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파이!”
“응? 뭐야 갑자기”
배위로 올라와 마나로 수분을 날린 후 옷을 입고 있던 파이에게 로세이아가 큰 소리를 치며 가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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