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0

고픈아찌 2023. 6. 2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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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준비는 다 끝났어요?”
“어? 벌써 때가 된 거야? 아직 이틀 밖에 안 지났는데?”
“네. 약해진 정도가 평소보단 덜하지만, 언니들이 도와주기로 했어요. 얼른 가요!”
“응. 잠깐만 가방 좀 챙기고”

‘바할 군도’에 같이 가기로 하고서 소용돌이의 세기가 약해지는 때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파이에게 로세이아가 달려오며 말을 했다. 그녀의 뒤로 ‘트리톤 족’으로 보이는 여성 4 명이 선착장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고, 파이는 얼른 숙소로 가서 ‘마법 배낭’을 챙겨 나왔다.

“자, 가자.”

파이는 촌장에게 말해 작은 배 하나를 빌려서 타고 갔고, ‘트리톤 족’ ‘머메이드’들은 모두 물속으로 들어가서 배 주위를 감싸고 이동을 했다. 

-슈우웅. 촤아.

“오오오! 엄청 빠르네!”

파이가 탄 배를 ‘머메이드’들이 물을 조정해 속도를 올렸고, 파이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릴 정도로 빠른 속력을 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 = =



“파이 저기 보이는 섬에다가 배는 정박할게요. 배로는 더 이상 들어갈 수가 없어요.”
“응. 알겠어.”

쾌속선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이동한 그들은 4시간 만에 ‘바할 군도’ 근처에 다다를 수 있었다. 멀리 안개로 뒤덮이고 거대한 소용돌이가 굉음을 내뱉으면서 바라를 출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와... 정말 어마어마한 소용돌이네...”
“헤헤. 저건 그나마 작은 거예요. 저 쪽으로 멀리 가면 더 큰 소용돌이가 있어요. 덕분에 우리 ‘트리톤 족’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중이에요”
“어어. 저건 어떤 배로도 못 넘어 가겠네.”

파이는 말로만 들었던 소용돌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는 그녀의 말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소용돌이를 멀리 돌아서 ‘바할 군도’로 들어설 수도 있었지만, 암초가 곳곳에 퍼져있고, 안개와 해류가 워낙 변화가 심해 배로는 불가능 했다. 거기다, 수많은 해양 몬스터들의 서식지였기에, 인간이 발을 들이긴 불가능에 가까운 천혜의 요새였다.

-풍덩.

파이는 겉옷을 벗어서 ‘마법 배낭’에 넣은 후, 배낭을 잘 고정 시킨 후, 바다로 뛰어 들었다. 수영할 때 좀 불편하긴 했지만, ‘머메이드’들의 도움으로 큰 무리 없이 바다로 잠수할 수 있었다.

[고마워요. 다들]
“어머? 진짜로 물속에서도 이야기가 통하네? 키킥”
“오오! 로세이아 말대로 신기한 인간이야!”

‘동물 교감’ 문신을 활성화 하여 ‘머메이드’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자, 그들이 파이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요리조리 관찰하던 그녀들은 ‘소용돌이의 중심부에 가까워지자, 파이의 몸 한 곳씩을 잡고 이동했다.

-쿠르르르. 콰코콰

[으윽. 이야. 엄청난 수압인데!]

소용돌이의 중심과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해류의 흐름과 엄청난 수압이 파이를 괴롭혔다. 이것도 ‘머메이드’들이 마법을 써준 상태임에도 상당히 힘이 들었다. 파이는 마나까지 운용하면서 몸을 보호했고, 온전히 ‘머메이드’들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이건 평소 보다 몇 배는 약해진 거예요. 그나마 이럴 때 출입이 가능하거든요. 호호.”
“가자, 언제 변할지 모른다고.”
“맞아. 이번 변화는 조금 이상해. 그러니 빨리 가자.”

머메이드들은 속도를 높여서 바닥면이 보이는 깊숙한 곳까지 파이를 끌고 갔다. 그리곤 최대한 뭉쳐서 빠르게 소용돌이 옆을 피해 암초 사이로 만들어진 통로로 들어갔다.

[으음?]
“헤헤. 신기하죠? 여기만 들어오면 이렇게 편해져요!”

암초 사이에 난 통로로 들어오자, 거짓말처럼 파이를 괴롭히던 해류와 수압이 사라졌다. 마치 잔잔한 바다 속을 잠수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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