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 후우~ 이야~ 멋지네!”
“히힛. 그렇죠! 군도 내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별로 없을 걸요?”
공동으로 빠져 나오자, 바닷물로 이루어진 호수 가운데에 꽤 넓은 섬이 형성되어 있었고, 외벽은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들이 천장에 뚫린 구멍 사이로 비치는 햇빛에 반사하여 형형색색을 내뿜고 있었다.
하늘이 보이진 않았지만, 빛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잠깐 주변을 둘러보며 구경을 하던 파이는 로세이아의 손에 이끌려 섬으로 향했다. 바닥은 딱딱한 암석으로 되어 있었고, 상당히 평평해 일상생활 하기에 불편함을 느끼진 않을 것 같았다.
“이런 동굴에 제법 커다란 섬이 있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거야?”
“에이. 이런 공간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겠어요! 저희 선조들이 몇 대에 걸쳐서 차근차근 만든 거죠. 한 백 년 전쯤에 지금의 모습이 완성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긴 하지.”
연신 감탄하며 이것저것 질문하는 파이에게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던 로세이아가. 갑자기 빠르게 달려 나갔다.
“엄마!”
“어? 로세이아. 벌서 다녀왔니? 어? 뒤에는.. 이, 인간?”
“응! 파이야. 내가 전에 이야기 했던 ‘터틀 드래곤’의 친구!”
로세이아의 엄마로 보이는 ‘머메이드’가 호숫가 근처 바다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가 로세이아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 놀란 얼굴을 했다가, 뒤에 있는 파이를 바라보고는 낯빛이 새파래졌다.
로세이아는 얼른 파이에 대해 설명을 해줬고, 그 이야기를 들은 그녀의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원래 얼굴색을 회복했다.
“아아! 그 인간이야? 그럼 괜찮겠네. 난 또... 이것아! 미리 얘길 해줘야지!”
“아악! 어떻게 말해. 난 밖에 있는데! 그리고 전에 한 번 데려오겠다고 했잖아!”
아무리 많이 봐줘도 두세 살 정도 차이 밖에 되 보이지 않는 둘이 일반적인 모녀 사이의 모습을 보이자, 파이는 풋 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인간을 보면 놀랄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데! 흠흠. 호호. 반가워요. 로세이아의 엄마인 알 페이르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어머님! 정말 미인이시네요! 하핫!”
“어머! 예의 바른 청년이네! 호홋”
파이는 자기보다 어려보이는 로세이아의 엄마에게 청년이란 말을 듣자,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종족의 특성상 50살에서 200살까지 나이를 거의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했다.
“일단 내가 먼저 가서 알릴 테니 조금 뒤에 저쪽 회관을 와.”
“네!”
페이르는 둘을 남겨두고 섬 중앙에 지어진 가장 큰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 여러 ‘트리톤 족’이 드나드는 것이 보였는데, 일종의 촌장집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음? 인간이야?”
“그런가 봐. 아까 우리 애가 와서 이야기 해주더라고. 저기 로세이아랑 친한 사이 인가봐.”
“아! 그럼 그 ‘인간’ 아냐? ‘터틀 드래곤’이랑 친구라는!”
“아아!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평범해 보이는데...”
오면서 만난 ‘트리톤 족’ 꼬마들이 소문을 낸 것인지, 마을과 호수 여기저기에서 ‘트리톤 족’이 모여들었다. 폐쇄성이 강하고 인간에 대한 적대감이 높은 편인 ‘트리톤 족’이지만 적어도 이 마을만은 인간들과 교류를 하고 있는 터라, 그리 나쁜 인상은 갖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파이를 바라보고선 호기심의 눈을 띤 채, 자기들 끼리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고 있었다.
“로세이아. 그리고.. 파, 파이라고 했죠? 이리로 와요~”
좀 전에 들어간 페이르가 회관에서 나와서 둘을 불렀고, 둘은 ‘머메이드’들 사이를 지나 그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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