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세이아의 집이라고 소개한 건물은 1층으로 된 돌로 만들어진 집이었다.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상당히 공간이 넓었고, 커다란 가구 몇 개와 의자, 테이블, 조리도구 같은 것들이 보였다. ‘트리톤 족’은 조리를 해서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기긴 하지만, 성인이 되기 전까진 날것 만 먹기에, 생식에 대한 거부감 같은 건 전혀 없는 종족이었다.
인간의 집으로 치면 커다란 공간에 가구 몇 개, 조리도구 몇 개만 있는 휑한 공간이었다.
“원래는 더 휑한데, 인간과 교류를 하면서 하나, 둘 채워 나가는 중이에요. 큰 물건을 못 들여와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흐음.. 그래?”
파이가 집 주변을 둘러보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파이는 온 김에 이 썰렁한 공간을 좀 더 인간과 비슷하게 꾸며주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흐음.. 어디 보자... 재료는 충분한 것 같고.. 이거랑..”
“파이. 갑자기 뭐 해요?”
파이가 집을 빙 둘러보더니 갑자기 ‘마법 배낭’을 열고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뭔가를 확인하자, 로세이아가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아아. 들고 온 선물은 마을 사람들 꺼고. 로세이아한텐 좀 특별한 걸 줘야지. 생각났을 때 바로 하고, 구경하러 가자.”
“에? 뭐, 하려고...”
“있어 봐. 참! 로세이아. 바다에 가서 해초들 좀 구해줄래? 줄기가 억센 녀석들 말고. 아. 해초들은 어차피 다 부드럽나?”
파이의 알 수 없는 행동과 말에 로세이아가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그의 재촉에 고갤 끄덕였다.
“해초를? 음. 알겠어요. 그런데 얼마나??”
“많을수록 좋겠지? 아, 아니다. 같이 나가자.”
“어맛!”
파이는 그녀의 손을 잡고선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근처 호숫가로 걸어갔다.
“어! 아까 그 인간이야!”
“이리로 오는데? 꺄악! 잡아먹힐지도 몰라~ 히힛.”
“근데, 왜 웃냐? 잡아먹힐지도 모르는데?”
“그냥? 키킷. 앙~ 무서워.”
-첨벙. 첨벙
파이를 보거나 이야기를 들은 ‘트리톤 족’ 꼬마들이 인근 물가에서 헤엄치며 놀고 있다가, 파이를 보고는 땅 근처까지 와서는 첨벙거리면서 놀고 있었다.
파이는 웃는 얼굴로 꼬마들에게 다가가며 ‘마법 배낭’에 손을 넣고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
“얘들아! 안녕! 난 파이라고 해. 오빠가 재미난 것들 줄 테니까. 조금 도와줄 수 있니?”
파이는 최대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꼬마들에게 다가갔고, 그가 가까이 오자, 점점 뒤로 물러나던 아이들이 파이의 손에 들린 물건을 보고는 호기심에 다시 가까이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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