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5

고픈아찌 2023. 7. 3. 20:00
728x90



“응? 저건 뭐지?”
“인간 아저씨. 그거 뭐임?”
“이거 물에서 노는 장난감. 이렇게 던지고 받는 거야.”

-통통통. 툭! 첨벙!

파이는 인간 아이들이 노는 장난감 공을 몇 번 튕기다가 호수로 던졌다.

“우아앗! 나 가질래!”
“에잇! 내가 먼저닷!”
“히힛. 내가 잡았지! ... 인간 아저씨 여기. 여기요!”

꼬마들이 꼬리를 열심히 흔들며 공이 있는 곳으로 경쟁하듯 빠르게 헤엄쳐서 갔고, 한 꼬마가 먼저 잡고선 다시 공을 가져와 파이에게 돌려줬다. 그리고는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선 어서 던지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하. 이런 공 여러 개 있으니까. 오빠가 선물로 줄게. 대신 바다 속에 있는 해초들 좀 많이 구해다 줄 수 있니?”
“해초? 해초가 뭐야?
“바보. 풀 말하는 거잖아! 히히. 맞죠?”
“응. 그래. 바다에서 자라는 풀들. 그거 많이 따다주면 이거 보다 큰 공도 줄게!” 
“오오오!”

-첨벙첨벙첨벙

파이의 말에 십여 명의 꼬마 ‘트리톤 족’이 제자리에서 꼬리를 빠르게 움직이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몹시 좋을 때 나오는 모습이었다.

“쪼금만 기다려요. 인간 아저씨!”
“내가 제일 많이 가져와야지!”
“내기닷! 승자는 저 공이닷! 히힛!”

재미난 놀이가 생긴 듯, 꼬마들은 열심히 잠수를 해서 바다로 들어갔다. 마을 주변은 정리를 해놓은 것인지 해초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마을 밖으로 나가야 했고, 마을 밖은 온통 해초 천지여서 구하기가 쉬웠다. 

“아저씨! 내가 먼저 와써요!”
“에이. 겨우 그거 가져왔어? 난 이~ 만큼이지!”
“흥. 그건 가벼운 거잖아. 난 이 무거운 것을 가져왔지!”

꼬마들이 경쟁하듯 뭍으로 해초들을 내려놨는데,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가져온 양이 자신들의 덩치의 두세 배에 달하는 양이었다. 꼬마 모습을 하고 있지만 다들 20~40살 사이의 ‘트리톤 족’ 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보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의 곁에서 보살핌을 받고 따로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살고 있었다.

“이야! 이렇게나 많이! 그럼 선물을 줘야지. 자, 받아랏!”
-퐁. 퐁. 퐁퐁퐁

“끼야야야! 공이닷!”
“난 저거! 노란색!”
“난 저기에 있는 것 해야지!”
“제일 큰 건 내꺼! 히힛”

파이는 가방에서 십여 개의 공을 꺼내 호수 멀리 던져줬고, 꼬마들은 각자 맘에 드는 공을 찾아 빠르게 헤엄쳐 갔다. 아이들 보다 공의 수가 더 많았기에, 못 갖는 아이가 없었고,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 있던 젊은 ‘머메이드’ 몇도 공을 가지고는 놀기 시작했다.

“이거는 안 되겠고... 이게 좋겠네. 로세이아 이 해초만 따로 모아 줄래?”
“에? 아, 알겠어요.”
“그럼 난 안에 좀 들어가서 뭐 좀 하고 있을 게.”
“네에...”

파이는 꼬마들이 가져온 산더미 같은 해초들을 마나를 사용해 말리며 관찰하더니 한 종류를 골라 로세이아에게 분류를 부탁하고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으음.. 뭐 하는 거지...”

로세이아는 궁금한 얼굴을 하면서도 파이가 부탁한 대로 열심히 해초를 분류 했다. 해초는 세 가지 정도만 있어서 분류가 어렵진 않았지만, 양이 많이 시간이 좀 걸렸다.

“히힛! 받아랏!”
“앙! 아.. 어? 안 아프네? 너도 받아랏!”

-퐁퐁. 퐁퐁

열심히 해초를 분류하고 있는 로세이아의 근처에선 꼬마들이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공을 가지고 잠수를 했다가, 그대로 몸을 맡겨 떠오르는 것을 즐기고, 어떤 아이들은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맞추기 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다.

상당히 심심한 편에 속하는 ‘트리톤 족’ 문화였기에, 장난기 많은 아이들은 새로 생긴 장난감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728x90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7  (0) 2023.07.04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6  (0) 2023.07.04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4  (0) 2023.07.03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3  (0) 2023.07.03
010. 가는 날이 장날이네._12  (0) 202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