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닝하러 갈래?_31

고픈아찌 2023. 8. 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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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맨 토벌을 하기 두 달 전]

“왕자님. 정말 여기로 괜찮으신 겁니까?”
“어허. 누가 들을까 무섭군. 난 더 이상 왕자가 아닐세. 그냥 공자 정도로 하지.”
“..예. 공자님.”
“여기만한 곳이 어디 있다고 그러나. 우드람에 있어봐야 숙청 대상이 될 뿐이야. 나야 목숨을 내줘도 상관없지만, 나를 따르던 이들은 무슨 잘못인가. 내가 사라져야 만이 나라에 평안이 있을 걸세. 음. 말투도 고쳐야 하는데, 쉽지 않군.”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에 금색 눈동자를 지닌 남성과 그를 따르는 이들로 보이는 일련의 무리가 ‘알펜 남작령’으로 가는 ‘파다라크’ 다리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약 20여명으로 이루어진 이 인원은 가죽 갑옷에 조금 허름한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기세와 품위를 가리지 못해, 딱 봐도 고귀한 신분임이 티가 났다.

이 들은 ‘우드람’ 왕국의 사람들로 그들을 이끌고 있는 이는 ‘보르오 반 우드람’이란 이름을 가진 우드람왕국의 제 5왕자였다.

“허.. 정말 멋지군. 이런 다리는 처음이야.”
“음.. 마법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강화 마법 정도.. 순수한 기술로만 만들어진 것 같군요.”
“전에 왔을 땐, 아직 짓는 중이라 몰랐었는데, 굉장하군 그래.”

보르오는 일전에 ‘코머스’에서 파이가 경매로 내놓은 와이번 가죽을 산 후, 설인과의 전투 전, 다시 들려서 여분의 가죽을 더 사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다리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잘 몰랐지만, 이렇게 완공된 다리를 보니, 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왕... 공자님. 그럼 이곳 영주에게 사절을..”
“그만두게. 이미 얘기하지 않았나. 난 철저히 평민으로 살 걸세. 뭐, 그래도 가진 게 상당하니 중산층 정도는 되려나? 자네들도 동의를 하지 않았나.”
“그렇지만 고귀한 혈통이 어찌...”
“그런 소리 할 거면 다시 돌아가게.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으면서 왜 나를 따라와선..”

보르오는 현재 이주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도피를 한 상태였다.

우드람 왕국이 정쟁에 휘말리고 왕세자 자리를 놓고 귀족들이 패를 가르고 전쟁에 들어갔고, 그 사이에 쳐들어 온 설인(雪人)들은 보르오 왕자가 막으러 간 사이에 그 전쟁은 빠르게 마무리가 되었다. 

2왕자와 3왕자 간의 세력은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3왕자의 능력이 더 뛰어나고 야심도 많았다. 그래서 3왕자는 여러 가지 술수를 부려서 자신의 능력을 왕에게 어필을 했고, 2왕자의 실책을 많이 유발하여 결국 왕이 3왕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2왕자는 시름시름 앓더니 나중엔 병으로 죽게 되어 완전히 와해되었고, 다들 3왕자의 편에 들거나 5왕자의 밑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하지만, 왕위에 전혀 관심이 없던 5왕자는 적은 수의 병사로 설인을 몰아내는 큰 공을 세워 다시금 3왕자와 경쟁의 구도가 만들어지려고 하자, 왕자의 자리를 공개적으로 내려놓고 라엘 왕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를 라엘 왕국이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다는 조건으로 수용을 했고, 평민의 신분으로 라엘 왕국의 국적을 얻어 일생을 살아갈 장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아, 아닙니다. 저는 왕.. 공자님께 일신을 평생 의탁한 상태입니다. 버리지 마시오소서!”
“허허. 그렇다면 내 말에 따르게. 그리고 그 말투도 좀 고치고!”
“흠흠. 노력하겠나..습니다.”

다시금 벌어진 실랑이는 역시나 5왕자의 뜻대로 이루어졌다. 그를 따라온 이들도 이미 작위를 모두 반납하고 보르오를 따라 올 만큼 충성심이 강한 이들이었고, 그저 보르오의 안위를 위해  권유를 했던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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