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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속으로 13-6

보통의 마법사들은 자신의 기술이나 비밀을 공유하려고 하지 않지만 우리 ‘연금술사 길드’는 할아버지의 ‘연금술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 할아버지에게만은 예외였지. 그리고 누구보다 실력이 뛰어나신 분이라 쭉 훑어보시면 대충 감이 오시는 것 같더라고. 계획서를 보시며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빼도록 첨언을 적어주고(할아버지가 말하면 옆에서 내가 적었어) 하니까 연구의 진행 속도가 올라가고 그 결과물도 기대치를 웃도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어. 나중엔 토론실까지 하나 만들어서 토론하기도 하고 같이 연구하기도 하는 일이 생겨났지. 흠흠.. 내 자랑이지만, 사실이니까 말해볼게.

카테고리 없음 2024.03.02

미궁속으로 13-5

-이야~ 음식이 정말 맛있네! 요리사가 바뀌었나봐! 샤롯이지? 역시! -샤롯이 살림을 담당하길 잘 했어! 나날이 좋아 지네~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그렇듯 ‘연금술사’들은 외골수적인 성격이 있어. 우리 할아버지도 그렇고. 연구에 빠지면 보이는 게 없는 거지. 두문불출에, 밥은 거르기 일쑤, 씻지도 않고, 더러운 복장으로 연구실에 처박혀 있는 게 일상이야. 몇몇 여성분들도 있지만, 마찬가지 아니, 더 심한 것 같기도... 내가 길드 살림을 맡은 후 그들의 건강부터 시작해서 의복, 음식, 건물 수리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바꿔나갔지. 그리고 억지로 할아버지의 시간을 뺏어 길드원들이 제출한 계획서들을 검토하게 했어.

카테고리 없음 2024.02.29

미궁속으로 13-4

새파랗게 어린 여자애의 말을 다들 무시하곤 했지만, 길드의 수입 90% 이상이 할아버지의 발명품들 이었기에 다들 뒤에선 욕해도 내 앞에선 꼬랑지를 내린 개 마냥 굴었어. 사실 이 길드도 할아버지가 ‘연금술사’ 양성을 위해 만든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설립한 건 아니었거든. 그렇게 두 달째에 차츰 형식이 잡혀갔고, 세달 재부터는 수익이 부쩍 늘게 되었지. 계획서는 할아버지가 검토해주시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은 무상으로, 시도 해볼 만 한 것들은 10분의 1가격에 재료를 주고, 터무니없는 것들은 반값에 재료를 제공 했어. 그마저 제값을 받으려 했지만 할아버지의 반대에 부딪쳐 어쩔 수 없었지. -오! 샤롯(애칭) 이 번에 낸 계획서 보다 더 좋은 걸 개발했어! 땡큐! -어라? 새 연구복이네. 일주일 전에..

카테고리 없음 2024.02.27

미궁속으로 13-3

한 달 정도 같이 지내다 보니 돈을 굉장히 많이 벌고 있는데도, 길드 내 삶의 질이 도통 나아지질 않아 할아버지에게 요청해 장부를 들여다봤더니, 글쎄! 엉망진창이더라고. ‘황도 아카데미’ 전문경영학과를 나온 내게는 여러 문제점들이 보였지. 그래서 할아버지를 도울 겸 일을 하게 됐어. 처음 한 달간 길드 내 연금술사들과 엄청나게 부딪치기도 했지만, 할아버지를 등에 업고서 관리에 들어갔어. - 이 ’포로폴 이파리‘는 어디 쓰시는 거죠? - 당연히 연구에 쓰려고 하지. - 연구 계획서 제출 후 허가 받으시면 내어 드릴게요. -아, 아니, 샤로트양 언제 우리가 그런 걸 써서 냈다고 그래. 조금만 쓰고 남겨 놓을 게 -안돼요! 공지한 대로 이제 계획서를 주시면 타당성이 있는 연구에 한해서만 재료를 ‘공짜’로 내어..

카테고리 없음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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